주변에 혹시라도 뇌줄중으로 요양병원이나 재활병원에 입원해 계신 분이 있나요?
입원을 하게 된다면 중환자실에서 며칠간을 지낸 후에, 일반병동으로 올라와 재활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많은 경우에 일반병동으로 올라와 잘 회복하는 동안에도 삽입한 콧줄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들이 이 시기에 언제쯤 콧줄을 뺄 수 있는지 궁금해 하시고는 합니다.
오늘은 콧줄, 병원에서는 L-tube 라고 불리는 비위관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1. 비위관은 왜 삽입할까요?
비위관(nasogastric tube, Levin tube)은 여러 가지 목적으로 쓰이지만 뇌졸중 이후에 비위관을 삽입하는 주된 목적은 위 내용물의 흡인 예방과 영양 공급입니다.
흡인은 위의 내용물이 기도 내로 들어가는 것으로 중환자실 사망의 주된 원인인 폐렴을 유발하기 때문에 반드시 예방해야 합니다.
또한 영양공급의 측면에서도 흔히 '영양수액'으로 알고 계시는 정맥영양(TPN)방식은 4주 이상 장기간의 영양공급에 제한이 있으며, 영양소 흡수효율과 위궤양 예방에도 장을 통해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식사를 스스로 할 수 없는 의식저하 환자의 경우에는 비위관을 삽입하게 됩니다.
2. 의식이 있는데도 콧줄을 계속 유지해야 하나요?
뇌졸중으로 삼키는 근육이 마비가 올 수 있습니다.
뇌졸중(뇌경색, 뇌출혈)을 우리가 생각할 때 흔히 생각하는 이미지는 발음이 꼬이고, 팔다리가 안 움직이는 그런 모습일 것입니다.
그러나 삼킴곤란(=연하곤란, dysphagia) 은 뇌졸중에서 올 수 있는 정말 흔한 후유증 중 하나입니다.
위의 사진을 보신 적이 있나요? 대뇌피질에서 우리 몸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부위를 그림으로 연결한 '뇌지도'입니다. 아래쪽에 보시면 Tongue(혀)가 보이고 그 아래 Pharynx(인두) 부위를 확인하실 수 있는데요, 인두 부위를 담당하는 뇌피질은 숨구멍인 후두와 함께 목구멍의 움직임을 조절합니다.
우리는 자동적으로 크게 의식하지 않고 음식물을 꿀꺽 하고 삼키지만 삼킴 과정 에는 다양한 근육들이 복잡하게 관여하고 있습니다. 삼킴은 입에서 음식물을 목구멍에서 식도로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 여러 가지 단계(구강기-인두기-식도기)로 이루어지며 이 과정에 관여하는 주요 근육은 약 25개 정도입니다. 이 근육들은 협동적으로 작용하여 삼킴 과정을 원활하게 진행시킵니다.
뇌졸중으로 인해 이런 근육들의 움직임이나 협동과정에 마비가 오게 되면 삼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도 음식을 위까지 안전하게 내려보낼 수 없습니다. 자세한 원리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추가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3. 콧줄은 언제 제거할 수 있나요?
뇌졸중 후의 후두와 인두, 즉 목구멍을 열고 닫는 작용을 하는 근육들의 마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연하검사(VFSS, Video Fluoroscopic Swallowing Study)를 통해 삼킴과정에 관여하는 근육의 움직임이 충분한지 반드시 확인이 필요합니다.
VFSS 검사(연하검사)를 통해 기도로 음식물이 들어가는 '흡인'이 있거나, 반복적으로 삼키는 데에도 음식물이 목구멍에서 걸려 넘어가지 않는다면 의사의 판단에 의해 콧줄을 유지합니다.
환자가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있고, 엑스레이에서 폐렴의 증거가 없고, 흡인이 없을 때, 삼킴 후에도 잔여 음식물이 없거나 있더라도 스스로 보상작용을 통해 잔여 음식물을 식도로 내려보낼 수 있을 때 콧줄을 제거하게 됩니다.
실제로 검사를 하다 보면, 검사결과가 애매할 때도 있는데요, 이를테면 70점 이상이 통과라고 했을 때 60점 정도 소견이라면 입원해 있다는 전제 하에 콧줄을 유지하면서 요플레 같은 유동식을 시작하면서 잘 드실 수 있는지 확인하기도 합니다.
검사는 짧게는 1~2주, 보통 한 달 정도 간격으로 반복하며 콧줄을 뺄 수 있는지 추적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왜 뇌졸중에서 삼킴장애가 발생하는지, 회복은 가능할지 조금 더 자세히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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