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후유증 중 하나가 바로 연하곤란, 즉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뇌졸중으로 인해 왜 연하곤란이 발생하는 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연하장애에 대해 더 깊게 공부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좀 더 깊은 내용을 다루어 보겠습니다.
신경해부학적인 기전을 바탕으로 하는 연하장애의 기전, 그리고 뇌졸중의 위치에 따른 예후 차이까지 설명드리겠습니다.
1. 뇌졸중 이후 연하장애(Dysphagia)가 생기는 이유
손가락을 움직이는 기전에 대해 생각해볼까요? 대뇌의 겉질(피질), 그 중에서도 일차운동피질(primary motor cortex)에서 손가락을 움직이라는 명령을 보내면 그 명령은 손까지 전달되기 위해 여러 경로를 거칩니다.
이렇게 이어지는 경로를 피질척수로(Corticospinal tract)이라고 합니다. 중간에 한 번 반대쪽으로 교차가 일어나기 때문에 오른쪽 손을 움직이는 명령은 좌뇌에서 내리게 됩니다.
갑자기 손 얘기를 한 이유는, 삼킴에 관여하는 근육도 비슷한 원리로 명령을 받기 때문입니다.
뇌에서 삼키라는 명령을 내리면, 신경 신호들은 피질연수로(corticobulbar tract) 를 따라 목까지 내려갑니다. 이렇게 전달된 신경신호를 통해 근육의 움직임 순서와 정도 등등 복잡한 운동 기능을 조절하게 됩니다.
뇌졸중은 대개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로 가는 혈류가 차단될 때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뇌세포가 손상되거나 죽게 되는데, 뇌졸중으로 인해 이 경로에 있는 구조물이 다치게 되면 삼키는 데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 운동 마비: 뇌에서 보내는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연하 근육이 올바르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 근육 조절 문제: 연하 근육의 협응이 어려워지면서 근력이 정상이더라도 삼키는 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 감각 손상: 연하에 필요한 감각 신호도 전달되지 않아 음식물이 제대로 넘어가지 않거나 기도로 잘못 들어갈 수 있습니다.
2. 연하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뇌졸중의 부위
1) 대뇌반구 (Cerebral Hemisphere)
대뇌 피질은 삼키는 행동을 계획하고 시작하는 장소입니다. 여기가 다치면 삼킴근육의 마비가 일어납니다. 보통 이러한 반구손상이 반신마비를 유발하는 것처럼 이 경우 삼킴근육의 마비도 양쪽 근육 중 한쪽의 마비가 더 뚜렷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인 점은 대뇌반구 손상으로 인한 연하곤란은 시간이 지나면서(4~8주) 점차 개선됩니다. 재활치료와 언어치료를 통해 많은 환자들이 최대 1~2년까지도 상당한 회복을 보입니다.
물론 손상의 심각도와 환자의 나이,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따라 예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기저핵 (Basal Ganglia) 및 시상 (Thalamus)
운동 기능의 미세 조절 및 근육들 간의 조화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파킨슨병이 걸렸을 때 팔다리를 떨고, 종종걸음을 걷게 되는 것은 이 '기저핵'부위가 퇴행성으로 기능을 잃기 때문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하기 쉬우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위가 다치면 적절한 삼킴을 유도하지 못해 잔류물이 많이 남거나 혀에서 목구멍으로 음식을 넘기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기저핵 및 시상 손상으로 인한 연하곤란은 양쪽을 모두 침범한 것이 아니라면 대체로 좋은 예후를 보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당한 회복을 기대할 수 있으며, 재활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2) 뇌간 (Brainstem)
연수는 삼킴의 반사적 측면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의식적으로 음식을 넘기면 그 이후 목구멍에서 식도까지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의식하지 않아도 일어나고, 사레들리거나 구역감을 느끼는 반사작용도 목구멍에서 일어나는데 연수 손상은 삼킴 과정의 자동적이고 반사적인 측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연수를 포함한 뇌간에는 반사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핵들이 모여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뇌간 손상으로 인한 연하곤란은 예후가 상대적으로 나쁠 수 있습니다. 연하 반사가 손상되면 음식물이나 액체가 기도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어렵기 때문에 흡인성 폐렴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집중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하며, 회복이 더디거나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3. 치료와 재활
연하장애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신경에 문제가 있어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연하재활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재활치료는 연하 근육을 강화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두는데요, 그 외에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식사 시 자세 조정, 식이 조절, 연하 보조 기기 사용 등의 방법을 통해 연하곤란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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